철학과 삶이 만나는 오작교
지은이 강신주는 이 책 <철학, 삶을 만나다>를 통해 철학과 삶이 만나는 오작교를 만들고자 한다. 그는 철학과 삶을 견우와 직녀처럼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비유한다. 그래서 철학은 반드시 삶과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철학과 삶의 만남을 주선하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더욱더 풍성하고 윤택해지기를 바란다. 이 책과의 만남은 과연 행복한 만남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지은이 강신주는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외국서적을 번역한 철학서를 읽는 것은 꽤 힘든 일인데, 한국인 저자의 책을 읽으니 술술 넘어간다. 이해도 빠르다. 저자가 책을 쉽게 썼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 삶을 만나다>를 만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한다. 자칫 멀어져 가려 했던 철학과의 만남을 더욱 가깝고 친근한 것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유란?
우리는 누구나 삶을 제대로 영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삶을 낯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적 사유란 '자명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자명한 것에 '거리를 두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낯설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런 점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철학을 불편하게 느끼게 하게도 한다. 그럼에도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할까? 어떤 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그것에 거리를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적 사유란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삶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자명한 것들을 낯설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다시 물어보는 것이다.
자명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는 편할 수도 있지만, 맹목적인 삶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풍성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명한 것을 낯선 것으로 만드는 철학적 사유는 불가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삶을 낯선 것으로 만들어야 하나?
그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낯선 것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삶을 장기적인 여정으로 볼 때 그 여정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낯선 일들을 경험하게 될까? 그 낯선 일들은 우리를 얼마나 당황스럽게 할까? 미래에 벌어질 어떤 낯선 일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철학적 사유를 통해 미리 삶을 낯설게 만들면 된다. 우리는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고 후회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삶을 낯설게 만드는 불가피한 사태가 도래하기 전에 '미리 삶에 낯설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철학적 사유이다. 이처럼 철학은 우리에게 '내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을 지금 알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철학적 사유는 다시 반복되지 않을 우리의 소중한 삶을 후회 없이 살겠다는 의지와 결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칸트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철학이 없는 삶은 맹목이고, 삶이 없는 철학은 공허한 것이다.
책의 구성
제1부는 철학적 사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유해야 하는지, 철학적 사유의 비밀을 누설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철학이 어렵거나 난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2부는 우리가 자명하게 생각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게 해준다. 특히 현재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사랑', '가족', '국가', '자본주의'를 철학적으로 음미해보게끔 한다.
제3부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성찰하는 부분이다.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 즐거운 주체로서 삶을 영위하는 방법, 타자와 관계하는 방법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기대
이 책을 통해 내가 기대하는 바는, 삶을 철학적으로 음미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삶이 좀더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이제 삶과 철학이 만나는 오작교로 나아가 보자.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024.06.05 - [문학과 철학 이야기] - [추천도서]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추천도서]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포리즘?아포리즘이 뭘까?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두산백과 두피디아의 내용이 나온다. 요약하면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라 할 수 있다. 금언, 격언,
2ssue2ssue.tistory.com
2024.02.07 - [추천도서 이야기] - [추천도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추천도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를 발명한 사람'으로 불리는 미국의 작가이자 강사이다. 비즈니스, 대중연설, 인간관계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1936년에 을 출간
2ssue2ssue.tistory.com
'문학과 철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르시시즘의 재발견 : 자아도취인가, 자아의 신화인가? (1) | 2025.01.25 |
---|---|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자아의 연금술" (2) | 2025.01.25 |
[추천도서]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24) | 2024.06.05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기독교적 불안 극복 방법 (27) | 2024.03.28 |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이해하기 - 정치적 관점으로 불안 극복하기(알랭 드 보통) (25) | 2024.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