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불안을 증가시키는 5가지 요인들)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또한 불확실성의 강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도 증가하고 있다. 무엇이 우리의 불안을 증가시키고 있는가? (오늘의 글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불확실성"을 기초로 하였다)

불확실성의 시대, 불안을 증가시키는 5요인

불확실한 요인들

전통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근대사회는 이러한 전통사회의 방정식을 역전시키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태어났다. 세습 특권을 없애고 개인적 성취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게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여기서 개인적 성취란 주로 경제적 성취를 의미한다. 그러나 경제의 특성 때문에 지위를 얻으려는 노력은 그 결과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불안'은 현대의 야망의 하녀라 할 수 있다. 

 

<불안>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개인적 성취에 의해 사회적 지위를 얻으려면, 5가지 예측 불가능한 요인이 우리가 뜻하는 바대로 따라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5가지 요인은 재능, 운, 고용주, 고용주의 이익, 세계 경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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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덕스러운 재능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재능과 그 재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능은 우리가 마음대로 부리기가 불가능하다. 재능은 있는데 왜 성공하지 못할까? 그 재능이라는 것이 모든 활동 가운데 높은 수준으로 발휘되어야 하지만, 아주 가끔씩만 발휘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2. 운

우리의 지위는 상당 부분 '운'이라고 하는 우호적 조건들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기술을 갖추고 적당한 일자리에서 일하게 되는 것은 운 때문일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는 불운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삶의 결과를 운으로 설명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다.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통제하는 인간의 힘이 성장하면서 운이라는 관념은 힘을 잃게 되었다. 패배를 불운 탓으로 돌리는 것은 궁색해 보인다. 승자가 운을 만든다는 것이 현대의 주술적 문장이다. 따라서 우리의 지위의 문제를 우연의 요소에 맡긴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불운을 실패의 탓으로 설명할 수도 있는 다소 유연한 관념을 폐기해 버린 세상에서 사는 것은 더 힘든 일이기도 하다. 

 

3. 고용주

고용주는 왜 우리의 삶의 조건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킬까? 그것은 우리의 지위가 고용주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1907년 미국에서는 <3에이커와 자유 Three Acres and Liberty>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다. 그 책의 메시지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고용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고용주가 되는 고통에는 고용 기간의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수많은 작업 관행과 역학에서 오는 모욕감도 포함된다. 대부분의 사업체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으며, 피라미드의 넓은 밑변을 차지하는 피고용자들은 관리자들로 이루어진 꼭짓점에 굴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조직의 피라미드를 성공적으로 기어 올라가는 등반가는 자신이 맡은 일에서 최고라기보다는, 문명화된 삶에서는 지침을 얻기 힘든 여러 가지 음침한 정치적 기술에 가장 숙달된 사람들이다."라고 지적한다. 

 

4. 고용주의 이익

고용의 안정성은 조직 내의 정치만이 아니라, 회사가 시장에서 계속 이윤을 내는 능력에도 달려 있다. 시장은 본래 생산자들이 자신의 경쟁력이나 가격 우위를 장기간 지키기 어려운 곳이다. 그런 시장에서 회사가 이윤을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피고용자 숫자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대는 해고의 불안에 그만큼 노출되어 있다. 

 

5. 세계 경제

또한 회사와 종원원들의 생존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불안의 진짜 요인

위의 5가지 요인들로 인해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생각을 갖게 된다.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언제든지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하는 근본적인 것은 무엇일까? 위의 요인들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일까? 

 

알랭 드 보통은 다음을 지적한다. "우리가 실패에 대한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성공을 해야만 세상이 우리에게 호의를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안의 진짜 요인은 경제적 실패 때문이 아니라 결국 "사랑" 때문인 것이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인 것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에게 내 블로그 글을 카톡으로 보냈다. 처음에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지만, 나중에는 집요하게 나의 직업에 대해 묻는 그에게 짜증이 났다. 물론 나의 근황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겠지만, 나의 대답에 따라 나를 대하는 그의 태도가 달라질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끝내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지위는 위의 여러 요인들에 의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늘 경제적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욕구에는 변함이 없다. 유아기 때와 똑같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한다. 이러한 우리의 욕구와 세상의 불확실성 사이의 괴리는 우리의 지위에 대한 불안을 끊임없이 들쑤셔 놓는다. 

 

이제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우리의 외부적 요인은 늘 우리를 불안케 한다는 것과, 불안을 이겨내는 것은 외부적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를 불안에서 해방시켜 줄 내부의 이야기를 찾아갈 순서이다. 과연 알랭 드 보통은 이에 대해 어떤 설루션을 제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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