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의 관점>을 읽었다. 나온 지 2년이 지난 책이다. 2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의 투자 실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진작 읽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방천은 누구?
대학 졸업 후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로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강방천은, 1996년 이강파이낸셜이라는 투자자문사를 동료 세명과 함께 설립했고, IMF 환경 속에서 종잣돈 1억으로 1년 10개월 만에 156억을 벌었다. 1999년에는 39세의 나이로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했고, 2008년 업계 최초로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출범시켰다. 13년이 지난 2021년 당시까지 동일유형 비교대상 펀드들 중 최상위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벤저민 그레이엄 등과 함께 '세계의 위대한 투자가 99인'에 선정된 증권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지금도 활약하고 있는 영원한 펀드매니저다.
주식투자는 관점 싸움
그는 주식시장이라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꼭 남아남을 수 있는 무기가 되는 책을 쓰고자 <강방천의 관점>이라는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는 주식시장의 무기, 즉 창과 방패를 "관점"이라고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명료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주요한 관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가격보다는 가치
- 비법보다는 상식
- 답이 아닌 과정
- 투기가 아닌 투자
- 닫힌 이야기가 아닌 열린 이야기
- 눈앞이 아닌 오래갈 이야기
- 읽는 것이 아닌 맘에 담는 이야기
- 나(강방천)만이 아닌 여러분(독자, 투자자)의 이야기
강방천의 주식 투자 '관점의 틀'
1) 사실에 기초하여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라.
2) 망원경적 원대한 시각과 현미경적 치밀한 시각으로 주식을 관찰하라.
재무제표를 보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되, 상상력을 더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 이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정보에 대해 진짜일지 가짜일지, 맞을지 틀릴지 끊임없이 생각하여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은 관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생각의 과정
1) 효용
이 산업이 계속 존재할까? 계속해서 효용이 있을까?
2) 가격
효용에 합당한 가격인가? 너무 비싼 것은 아닌가? 효용이 높아도 가격이 높다면 살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생길 것이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 가격은 떨어질 수 있다.
3)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어 있는가? 지속가능하고 확장가능한가?
강방천의 관점을 만들어준 네 스승
1) 라디오
강방천의 고향은 전남 신안군 암태도다. 목포 앞 외딴섬의 섬골 소년이었던 것. 그는 학교를 갈 때를 빼고는 주로 동네 약방 유리창 밑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들었다고 한다. 귀로 들은 라디오 뉴스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구였던 것이다. "사실에 기초하여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라"는 강방천의 주식 고르는 신념이 탄생한 배경이다.
2) 지도
뉴스에서 들은 장소에 대해 강방천은 매우 궁금해했고, 사회과부도에서 그곳을 찾아보곤 하였다. 지도를 보면서 땅의 높낮이, 위도와 경도, 인문지리와 자연지리를 깨우치게 되었다. 지도를 축소하면 지구가 되고, 확대하면 도시가 보였다. 지도를 보며 망원경적 원대한 시각과 현미경적 치밀한 시각이 형성되었다. 지도라는 스승이 주식투자를 할 때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3) 앨런 그레이 회장
강방천 회장은 2006년 미국의 '오비스 자산운용사'와 협업의 길을 모색하는 중에 배운 것 세 가지를 말한다.
(1) 직접판매
고객과 운용사의 목표는 펀드수익으로 동일한 반면, 판매사의 목표는 판매수수료를 높이는 것이다. 목표가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오비스와 에셋플러스는 처음부터 직접판매를 선택했다.
(2) 소수펀드
'자산운용사는 펀드가 많으면 안된다. 소수펀드에 정성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우리 개인 투자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 고른 가치 있는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3) 끝까지 책임지는 펀드매니저
자산운용사의 사명감은 끝까지 책임지는 펀드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4) 위대한 스티브 잡스
강방천은 스티브 잡스를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실리콘밸리의 잊지 못할 창조신화, 영원한 혁신의 아이콘이다. 강방천은 그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그의 혁신적인 생각과 그가 만든 새로운 세상은 강방천 회장에게 큰 영감과 새로운 투자 지평을 열어 주었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새로운 세상은 스마트폰이 기초값이 되어 만들어낸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MDN) 세상이다. 강방천은 이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를 전통적인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에 이은 제4의 생산요소라 명명하였다. 이 MDN은 기존의 세 요소와 무엇이 다를까? 토지는 반드시 소유해야 하고, 한 곳에 고정되어 있으며, 다른 사람은 활용하지 못하게 폐쇄적이다. 또 자본투자를 해야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사업을 확장하면 할수록 생산요소를 획득하는 비용이 커져서 승자의 저주에 걸린다.
그러나 제4요소인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기업은 이동성과 개방성, 소유가 아닌 활용의 방식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기에 한계비용은 체감하면서, 고객이 늘수록 승자독식이 가능해진다. MDN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무한한 확장가능성을 갖게 된다.
강방천의 가치 측정 도구
1) 시가총액
성공투자의 기본은 좋은 주식을 만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어떤 주식이 좋은 주식일까? 달리 말하면 어떤 주식이 1등 주식일까? 제일 간편한 판단 도구는 시가총액이다. 세상에서 시가총액이 제일 큰 회사는 어디일까? 바로 애플이다. 애플이 1등 주식이라는 것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러나 미래도 그러할까는 의문이다. 주식투자는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애플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당분간의 미래 역시 애플이 좋은 회사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어떤 기업이 1등 기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 투자자들은 미래가치를 반영한 시가총액을 구할 줄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2) 이익의 질(Quality)
투자자라면 재무제표 뒤에 숨겨진 '이익의 질'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강방천 회장은 네 가지 이익의 질을 말한다.
(1) 지속성
(2) 변동성
(3) 확장 가능성
(4) 예측 가능성
3)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MDN)
이에 대해서는 앞의 스티브 잡스 얘기에서 말한 바이다. 여기서는 표로서 전통적인 생산요소와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와의 속성을 비교해 보겠다.
전통적인 3대 생산요소 (토지, 노동, 자본) |
제4의 생산요소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 |
유형 | 무형 |
고정성 | 이동성 |
폐쇄성 | 개방성 |
분할 | 연결 |
소유 | 활용 |
재무제표 기표 | 재무제표 기표 불가 |
한계생산성 체감 | 한계생산성 체증 |
승자 저주 | 승자 독식 |
이 4의 생산요소인 모바일 디지털 네크워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 우리 투자자들은 어떤 기업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새로운 소비자를 만들고, 소비자가 쉽게 떠나지 못하고, 고객이 늘면 늘수록 고객이 좋아하고, 주주도 뿌듯해지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강방천 회장은 구글, 카카오, 애플, 테슬라 같은 플랫폼 회사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 회사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 항상 접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물론 테슬라를 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과 관계없는 회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에는 어떨까? 세상의 모든 차가 전기자동차로 바뀌고,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한다면 당신의 삶에 테슬라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상상해 보라. 당신이 애국심이 투철해서 현대나 기아차를 산다고 고집할지라도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은 어떤 차를 선택하게 될까?
나가며: 나만의 관점을 만들자
모든 일에는 그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수록 좋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관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 관점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다양한 경험과 여러 투자자들의 조언이 담긴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관점도 변하는 것 같다.
가치투자에 대한 책을 읽으면 좋은 주식을 고르는 눈을 키울 수 있고, 기술적 투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 좋은 주식을 싸게 쌀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는 눈을 얻을 수가 있다. 어떤 사람은 지수추종형 패시브 투자를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고자 액티브 펀드에 투자하거나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를 한다. 다 저마다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패시브(인덱스)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은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평균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사람일 것이고, 평균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액티브 펀드에 가입하거나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만의 종목을 발굴해 투자할 것이다.
나는 중도라고나 할까, 아니면 욕심쟁이라고나 할까? 나는 지수 추종형 ETF와 개별종목 투자, 장기 투자와 단기 투자를 적절히 조합하고 있다.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장기 투자를 하되, 적절히 기술적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이 역시 나 나름대로의 경험과 공부의 테두리 안에서 형성된 관점에 의한 것일 것이다. 물론 이런 나의 관점은 앞으로의 경험과 공부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한 과정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제2의 애플을 찾으라 - 테슬라
과연 제2의 애플은 어느 회사가 차지할까? 요즘 테슬라가 제2의 애플이 될 것이란 추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필자의 의견을 묻는다면,
2ssue2ssue.tistory.com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과 배경철학(존 J. 머피)
오늘은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의 정의와 기술적 분석의 기초가 되는 배경 철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이는 기술적 분석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바이 앤 홀드' 전
2ssue2ssue.tistory.com
'경제와 투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종목 고르는 강방천의 11개 관점 (0) | 2023.08.28 |
---|---|
강방천의 부자되는 방법 - 테슬라는 미래 1등기업일까? (0) | 2023.08.27 |
제2의 애플을 찾으라 - 테슬라 (0) | 2023.06.24 |
[주식투자] 가격패턴 기초 개념 (0) | 2023.06.12 |
[주식투자] 반전일과 가격갭의 3가지 형태 (0) | 2023.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