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다. 우울한 감정을 내 삶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마음껏 행복을 누리고 싶다. 그 비결이 뭘까?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는데 마음을 후벼 파는 이야기가 나온다.
폴 베를린의 시 <하늘은 지붕 위로> 중의 한 소절
"너는 뭘 했니, 오, 너 말야, 바로 여기서
계속 울고만 있는.
말해봐, 너는 뭘 했니, 너, 바로 여기 있는,
네 젊음을 갖고 뭘 했니?"
나이 50 중반, 그 젊은 나날을 다 보내고, 친구들은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나이. 나는 이제야 최소한의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다. 나는 실패자인가? 그렇다. 전반전은 그렇다. 그러나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후반전이 남아있다. 후반전을 잘 뛰면 역전승도 노려볼 수 있다.
세이노의 말에 작은 위로를 얻어본다. "그 어떠한 실패도 불행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그 어떤 삶도 열등하다고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솔직히 불행감과 열등감이 때때로 나를 짓누른다. 그래도 한편으론 미래 행복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진 않다. 그나마 그것이 내 삶의 작은 추진력이다. 좀 더 추진력을 높여 보자.
행복은 소유와 비례할까?
세이노는 말한다. 행복은 우리가 소유한 것들과 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반비례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의 경험에 의하면, 행복은 우리가 소유한 것들이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상관없이 그 양과 질이 증가하는 과정이 계속될 때 얻어진다고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행복의 추구>에서 "고정된 고소득보다는 소득이 증가하는 상태가 더 낫다"고 말했단다. 소득의 많고 적음 그 자체가 아니라 소득이 매년 오르고 있을 때 행복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이 말에 세이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사람은 자신의 삶에 변화를 스스로 일으켜 그 어떤 분야에서든지 자신의 가치를 계속 증대시켜 나갈 때 행복을 맛볼 수 있다"라고.
변화가 중요하다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변화라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변화를 먼저 주도하고, 스스로 뿌듯해질 수 있는 주체적 삶을 찾으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버는 돈의 액수가 적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을 얼마를 벌든 삶에 변화가 없고 뿌듯함이 없다면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증가시키는 노력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말씀이다.
변화의 두 방향
행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변화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이 사회에서 대가를 더 많이 받는 방향이다. 대표적으로는 자신의 일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사회에서 대가를 받는 것과는 상관없이, 인간으로서의 성숙함을 지향하는 것이다. 종교적 수행을 하거나 역사나 철학 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배우는 것이다.
돈과 관련되지 않은 것에 변화의 방향을 두고 있다면 당연히 돈은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돈 때문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독실한 신앙인들처럼 자족과 감사의 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갈 자신이 있다면, 계속 그렇게 돈과 거리를 두고 살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가치 있는 삶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대가를 더 받는 쪽에 변화의 방향을 두고 있다면, 그 대가 자체 보다는 변화의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 관심을 두라고 세이노는 조언한다. 그렇게 하면 행복감과 뿌듯함을 매일 맛볼 수 있고, 돈은 저만치 뒤따라오게 된다고 한다.
세이노 자신도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고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며 삶에 실천할 때 언제나 뿌듯함과 행복감에 충만하였다고 고백한다. 30대 초에 그는 컴퓨터와 씨름하다 새벽 4시에 사무실을 나와 집으로 가면서 가슴 뿌듯함을 느꼈고, 밤새워 책을 읽다가 새벽녘이 밝아 오는 가운데 마지막 페이지를 끝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환희에 찬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돈은 그 뒤에서 성큼성큼 따라왔다고 한다.
석학들의 행복론
1. 다니엘 카네만
심리학 교수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그는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행복을 순간기억과 관련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열망이 크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기를 쓰고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해지기가 힘들다고 한다.
2. 윌리엄 데이먼
그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진정한 행복은 사람들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고, 도전하게 만들고, 빠져들게 만드는 흥미로운 것들과 관련이 있다."
3. 칙센트미하이
그는 <몰입>에서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외부 요인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도 아니고, 순간순간 충분히 몰입할 때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나가며: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강렬한 것을 보면 난 여전히 불행한가보다. 그래서 변화를 꿈꾼다. 그래서 블로그도 하고, 책도 읽고 투자도 한다. 그러나 몰입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이 많은 날에는 힘들고 지쳤다는 핑계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다. 그게 현실이다.
나는 세이노의 꾸짖음을 받고 있다. "내가 철저하게 비난하고 꾸짖는 대상은 시간을 우습게 여기는 게으름과 나태함에 빠져 자기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서도 돈과 성공과 행복을 아주 '편안하게' 꿈꾸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참고문헌>>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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