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후기 스토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에 따르면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살펴보면 내가 보통 사람인지 철학자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선한 삶이든 악한 삶이든,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내면의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외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 것인지, 다시 말해 철학자 같은 사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평범한 보통 사람이 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중에서)
선한 삶과 악한 삶을 구분하고, 철학자의 삶과 평범한 보통 사람의 삶을 구분하는 것이 너무 극단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재테크가 인기가 있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자에 열광이며, 하루빨리 노동과 돈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시대에서 너무 고리타분한 철학을 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에픽테토스가 살았던 시대는 대략 기원 후 55년~135년경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000년의 간극이 있기에 그의 사상을 박물관의 전시물처럼 감상하고 지나쳐도 좋을 듯싶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적 배경을 이해하고 난 후 오늘 우리의 삶을 바라본다면 뭔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에픽테토스가 추구한 자유와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의 차이
저는 에픽테토스의 갈망과 현대인들의 갈망에서 공통된 단어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자유를 갈망하십니까?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경제적 독립"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화이어족"이 되고자 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갈망입니다. 현대인들은 왜 조기은퇴하여 "화이어족"이 되기를 갈망하는 것일까요? 간단히 말해 노동과 돈, 시간의 굴레로부터 독립함으로써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기 때문 아닌가요?
그렇다면 고대의 에픽테토스가 갈망한 자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철학 전공자도 아니고, 스토아 철학이 어떤 철학인지도 제대로 모릅니다. 그저 약간의 책과 인터넷 검색으로 빙산의 일각을 발견할 뿐입니다.
에픽테토스는 기원 후 50~60년경 지금의 티르키에(터키)에서 태어나 68년경 10대의 어린 나이에 네로 황제(Nero)의 신하 에파프로디토스(Epaphroditos)의 노예가 되어 로마로 건너가 30년 정도 체류합니다.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시점에 그는 노예에서 풀려나 철학자가 되어 활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독교 박해자로 유명한 로마 황제 도미티아누스의 철학자 추방령에 의해 로마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의 삶을 살펴보면 그는 두 번 자유를 잃게 됩니다. 한 번은 자유인에서 노예가 될 때, 또 한 번은 로마에서 추방됨으로써 로마에서 살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그는 당연히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원한 자유는 육체적 자유나 물질적 자유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진정으로 갈망한 자유는 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빼앗길 수 없는 "내면의 자유" 즉 정신적 자유였습니다.
그가 노예 신분일 때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예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자초해서 만들어진 "정신적 부자유"였던 것입니다. 그는 비록 노예 신분일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자유인이 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요? 이러한 생각을 현대인들의 갈망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면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만약 우리가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해서 아직 자유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초해서 물질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기 전까지는 전혀 자유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이 되니까요.

진정한 자유란?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한 자유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된다면 과연 우리는 물질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거꾸로 말해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다 돈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요? 우리가 여전히 부자가 아니면 자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정말 돈의 노예인 것이고,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모든 상황 속에서 내면의 자유를 누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인임을 우리는 에픽테토스의 삶과 사상을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에픽테토스는 로마에서 추방된 뒤 그리스의 니코폴리스에 살면서 평생 자신의 철학(스토아 철학) 전파와 후배 양성에 힘썼다고 합니다. 그는 높은 명성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에 연연해하거나 부를 탐하지 않았고, 자신의 철학을 삶 속에서 성실히 실천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노예였으나 자유하였고,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었으나 그를 탐하지 않음으로써 자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그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진정한 자유는 외부 조건이 아닌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 육체적 자유나 물질적 자유가 아닌 내면의 자유라는 사실 아닐까요?
물론 우리는 고대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배우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는 지혜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금융과 투자에 대한 학습과 실천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주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진정한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물질의 부자보다는 정신의 부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할 때 자신에게 주어진 부에 대해서도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유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결론
결론적으로, 철학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는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철학자는 내면의 것을, 보통 사람은 외적인 것을 추구합니다. 저는 극단적인 선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적 자유를 추구하되, 더욱 정신적 자유를 추구해야 함을, 그래야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저는 철학자가 아닙니다. 보통 사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철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왜요?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부자이든 아니든, 건강하든 약하든, 모든 상황 속에서 진정한 내면의 자유를 누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인생의 나침반이요 지도라 생각됩니다. 모두가 철학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사는 세상은 좀 더 여유롭고, 좀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출처>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메이트북스, 2019)
[네이버 지식백과] 에픽테토스 [Epictetos, Epictetus]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네이버 지식백과] 에픽테토스 [Epictetus]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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