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반도체는 무엇일까? <반도체 제국의 미래> 저자인 정인성은 반도체를 혁신의 동반자, 새로운 혁신의 마중물로 표현하였다. 결국 반도체 없이는 인류 문명의 혁신과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혁신을 거듭하려면 반도체의 발전과 생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자율주행차이다. 앞으로 수년간 자동차가 겪을 변화는 과거 100년간 자동차가 겪었던 변화보다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자동차가 전동화되고 자율주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현재보다 엄청나게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서 전망해 보고자 한다.
자동차와 반도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얼마나 쓰일까?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라는 책을 쓴 권영화 저자는 대략 300개가 넘게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 전기차는? 1,000개가 넘게 쓰인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로 바뀌게 되면 3,000개 이상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레벨 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로 발전하게 된다면 얼마나 쓰일까? 권영화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100배 이상 증가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한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와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가 반도체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율주행과 데이터 센터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자율주행 시대엔 차량과 차량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것과의 상호 통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저장할 데이터센터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이처럼 수요는 폭발하는데, 생산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해 줄 파운드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는 TSMC와 UMC, 글로벌파운드리 등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TSMC가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TSMC는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와 중국 난징에 차량용 반도체 팹을 건설 중이며, 2024년 말 완공 예정이다.
파운드리의 위상
파운드리 팹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장비 비용이다. 최근 각종 장비 비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의 진입장벽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금의 파운드리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을 대부분 점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반도체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파운드리 기업이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보다 더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설계 기업(팹리스)보다 제조기업(파운드리)이 턱없이 부족하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등하다 보니 반도체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성능의 향상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도 많이 필요해지면서 이익률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러 반도체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지금까지 누려왔던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력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었던 엔진도 배터리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완성차 기업들은 과거 자동차와 전혀 관련 없던 빅테크 기업, 전자 기업, 스타트업 기업 등과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다. 자동차는 더 이상 기존과 같은 자동차가 아니다.
특히 테슬라는 기존의 완성차 기업들에 비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시장점유율도 작지만, 시가총액은 이미 상위 10개 자동차 기업들을 합한 액수보다 커졌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만큼 앞으로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가 기존의 완성차 기업들보다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라는 방증이다.
이제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자동차는 MaaS(마스)이다. 즉 Mobility as a Service인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운송수단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대란을 겪지 않은 테슬라
테슬라는 완성차 기업에 비해 반도체 부족사태를 그리 심각하게 겪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간단히 말하면 테슬라는 차량에 반도체를 비교적 적게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완성차 기업들은 보통 ECU(Electronic Controller Unit)를 70개 이상 사용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불과 5개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테슬라는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설계하면서 한 개의 칩에 여러 기능을 넣은 통합칩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OS)를 보유하고 있고, 이 OS를 고도화함으로써 칩의 갯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도 어느 정도는 반도체 쇼티지 사태의 영향을 받았고,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위해서 2021년부터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삼아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2년부터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한국에서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세계 전력반도체 2위 기업인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가 테슬라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국내 팹의 확장에 착수하였다. 이는 테슬라의 SiC(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가며
오늘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따른 반도체의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있어서 차량용 반도체는 핵심 부품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느 기업을 눈여겨보고 투자하면 좋을까? 필자는 세계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와 국내 전력반도체 회사인 온세미컨덕터를 눈여겨보고 있다.
물론 자율주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로서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고 그런 면에서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위의 두 기업에 비해 투자우선순위로서는 앞서는 기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테슬라는 우리의 삶을 피부에 와닿도록 바꿔놓을 가장 위대한 모빌리티 회사가 될 것이기에 최우선 투자기업으로 꼽는다.
<<참고문헌>>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권영화, 이코노믹북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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