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와 투자 이야기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팹리스(Fabless) 정리

by 박노찬 2023. 9. 7.
반응형

반도체 업종은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설계에서 제조 및 패키징까지 모두 진행하는 IDM(종합반도체기업), 제조만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그리고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오늘은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된 팹리스 기업에 대해 정리해 본다. 

썸네일-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팹리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팹리스

 

팹리스 기업(Fabless Company)

1. 엔비디아(NVIDIA)

GPU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게임분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AI 열풍에 힘입어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자동차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영국의 완성차 기업 재규어 랜드로버와 자율주행 칩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2025년 출시 차량에 엔비디아의 차량용 반도체를 탑재하기로 하였다. 현대자동차도 2022년 이후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컴퓨터 플랫폼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를 적용하고 있다. 또 중국 전기차 기업 BYD와 미국 루시드에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와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SoC(System on Chip: 시스템온칩)인 드라이브 오린(Drive Orin)을 납품하고 있다. SoC는 한 개의 칩에 완전 구동이 가능한 제품과 시스템이 들어 있는 것을 말한다.

사진-엔비디아 심볼
엔비디아 심볼

드라이브 오린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8(Drive Hyperion 8)을 구성하고 있는 칩이다. 여기엔 메인 칩과 12개의 서라운드 카메라, 9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1개의 전면 라이다 및 3개의 내부 감지 카메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자율주행 레벨 4를 타깃으로 하는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9도 공개하였다. 현재 25개 이상의 모빌리티 기업이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오린 칩을 탑재하였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Non-Tesla 진영의 선두기업이 되고 있다. 

2. 퀄컴(Qualcomm)

퀄컴은 1985년 설립된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그동안 모바일 분야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였다. 특히 퀄컴의 SoC인 스냅드래곤(Snapdragon)은 오랜 기간 동안 경쟁자가 없었을 정도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애플과 같은 고객이 자체 칩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생존이 쉽지 않을 걸로 예상하고 메타버스, 자동차, IoT, PC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이 중 자동차 시장은 퀄컴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지만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BMW, 르노, 혼다, 볼보, GM 등에 칩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콕핏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고급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스냅드래곤 820A 프로세서를 자동차용으로 최적화시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사용하였는데, 기존의 통신기술이 자동차 시장 진입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 기존 차량용 반도체 기업에 비해 퀄컴은 4nm 첨단 공정 칩을 제공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성능이 고급화될수록 첨단 공정 칩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 경쟁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빌리티 시대의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퀄컴은 그동안 쌓아온 5G 기술과 AI 역량을 바탕으로 자율이동 로봇(AMR)과 배달 로봇, 산업용 드론과 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응형

3. 브로드컴(Broadcom)

브로드컴은 팹리스 기업순위 3위로 유무선 반도체 기업이다. 퀄컴과 네트워크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2010년부터 자동차용 이더넷 제품을 출시하면서이다. 2013년에는 5G Wi-Fi와 블루투스(Bluetooth)를 지원할 수 있는 차량용 무선 칩을 출시하였고, 2016년에는 새로운 차량용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GNSS)에 들어가는 무선 연결 칩을 내놓았다. 

브로드컴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점은 테슬라와의 협업이다. 수년 전부터 테슬라의 전기차를 위해 7nm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 칩 HW4.0을 공동 개발하였다. 테슬라는 왜 브로드컴과 손잡았을까? 자율주행차는 차량과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칩에 경쟁력이 있는 브로드컴과 협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4. AMD(Advanced Micro Devices)

AMD는 주로 CPU와 GPU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2022년 자일링스(Xilinx)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자일링스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팹리스 기업이다. AMD의 첨단 컴퓨팅 능력과 자일링스의 적응형 설루션이 적절히 통합되면 자동차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자일링스는 주로 ADAS, 자동주행(Automated Driving), 차량 내부(In-Vehicle), 전기화 및 네트워킹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이 중 ADAS의 비중이 가장 크다. 또한 2021년에는 자율주행과 로봇에 사용할 수 있는 7nm 공정의 AI 반도체인 버설 AI 엣지(Versal AI Edge)를 출시하였다. 이는 데이터가 생성되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에 사용하기 적합한 반도체이다. AMD가 모빌리티 AI 반도체 분야에서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5. 미디어텍(MediaTek)

미디어텍은 대만 최대 규모의 팹리스 기업이다.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퀄컴을 따라잡고 출하량 기준으로 AP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였다. 미디어텍은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높다. 중국판 웨이모로 불리는 오토X(AutoX)라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오토X는 선전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미디어텍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모바일용 AP이지만,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대비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가며

오늘은 모빌리티 시장의 발전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팹리스 기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AMD, 미디어텍 등 쟁쟁한 기업들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기업이 있는가? 저마다 특징이 있고, 모두 나름대로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서 활약할 기업들로 보인다. 

 

<<참고문헌>>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권영화, 이코노믹북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023.09.04 - [경제와 투자 이야기] -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종합반도체 기업(IDM) - 어디에 투자할까?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종합반도체 기업(IDM) - 어디에 투자할까?

요즘 모빌리티라는 주제가 화두 중의 하나다. 앞으로 세상은 다양한 이동수단이 등장할 것이다. 자율주행차, 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로보택시, 전동식

2ssue2ssue.tistory.com

2023.09.02 - [경제와 투자 이야기] -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현대사회에서 반도체는 무엇일까? 저자인 정인성은 반도체를 혁신의 동반자, 새로운 혁신의 마중물로 표현하였다. 결국 반도체 없이는 인류 문명의 혁신과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2ssue2ssue.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