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빌리티라는 주제가 화두 중의 하나다. 앞으로 세상은 다양한 이동수단이 등장할 것이다. 자율주행차, 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로보택시, 전동식 킥보드, 로봇 및 드론 등 다양하다. 이와 같은 모빌리티의 발전을 좌우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을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반도체이다. 따라서 오늘은 이러한 모빌티티 또는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종합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핵심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ur: 종합반도체기업)
1.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대로의 발전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진입하였다. 특히 2017년 오디오 부품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하면서 계기가 되었다. 삼성은 NXP와 인피니언 테크놀로지 등과의 M&A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통해 리딩 반도체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A는 조기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전략이 될 것이다.
2. 인텔(Intel)
인텔은 모빌아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파운드리 사업을 최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경쟁기업 대비 7nm이하 첨단공정 기술력이 크게 뒤처져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통해 이를 만회하고자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아직까지 첨단 공정이 그리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인수한 모빌아이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분야의 리더이다. 모빌아이의 자율주행용 반도체 아이큐 울트라(EyeQ Ultra)는 2023년 5nm 공정으로 출시예정이다. 또한 인텔은 2020년 서비스형 모빌리티 설루션 기업 무빗을 인수해 모빌아이와 함께 로보택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무빗은 2012년 설립된 이스라엘 기업으로 대중교통, 자전거, 스쿠터 서비스, 호출 서비스와 카셰어링 등을 결합한 복합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처럼 인텔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 SK 하이닉스(SK Hynix)
SK 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업종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8Gb LPDDR5로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의 기능안전 국제표준인 ISO 26262: 2018 FSM(Functional Safety Management) 인증을 획득하였다. LPDDR5는 자율주행과 ADAS에 필수적인 고용량,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향후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제품군에 UFS(Universal Flash Storage: 범용 플래시 메모리)와 HBM(High Bandwidth Memory: 광대역폭 메모리) 등을 확대하여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여가려는 방침이다. 또한 8인치 파운드리 전문기업 키파운드리(KEY FOUNDRY)를 인수하게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4.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ology)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978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주로 DRAM과 낸드플래시를 개발, 제조, 판매하는 메모리반도체 3위의 IDM 기업이다. 마이크론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부문 점유율 55%로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75%의 고객과 선가격 책정계약으로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입지가 매우 강하다. 이로써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마이크론은 최근 업계 최초로 자동차의 기능적 안전에 적합한 저전력 DDR5 DRAM(LPDDR5)을 출시하였다. 특히 마이크론은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형 항공모빌리티)의 선구자인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에어택시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UAM은 자율주행이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역시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5.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인피니언은 독일 기업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매출의 40%가 차량용 반도체이며, 이 중 전원 IC(integrated circuit: 집적회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빌리티 산업 성장의 가속화에 따라 자동차용 전원 IC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인피니언의 목표는 차량용 가격으로 항공기 수준의 신뢰성을 제공함으로써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품질의 신뢰성이 중요한데, 인피니언은 품질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몇 년 전 주로 MCU(Micro Controller Unit)를 설계, 제조하는 미국기업 사이프레스(Cypress)를 인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기업순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인피니언은 모빌리티용으로 업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기업보다 성장의 기대가 크며, 모빌리티 시대에도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리딩 기업으로서 친환경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 나가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피니언의 DNA는 혁신과 파트너십이라 할 수 있는데, 현대자동차의 핵심 협력 기업으로서 2019년 올해의 협력사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SiC(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6. NXP 반도체(NXP Semiconductor)
NXP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차량용과 보안용 반도체가 메인이다. NXP는 인피니언과 1, 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이나 전원 IC에서는 입지가 약하다. NXP는 MCU(Micro Controller Unit) 분야 시장점유율 1위로서 20%를 차지하고 있다. 자체 생산 비율이 85% 정도로 매우 높다. 또한 반도체 쇼티지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중장기 계약이 늘고 있어 실적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 BMW, 포드, 혼다, 도요타, 현대자동차 및 테슬라 등이 주요 고객이다.
7.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는 자동차 부문의 MCU 비중이 가장 높으며 NXP와 거의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이 주요 고객이다. 르네사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에 대비해 생산의 내재화 전략에 따라 자체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편 모빌리티 사업 부문에서는 경쟁 기업에 비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미흡해 보인다.
8. ST 마이크로(ST Micro)
ST 마이크로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애플, 블랙베리, 보쉬, 시스코, 휴렛팩커드, 테슬라, 삼성전자, 웨스턴 디지털 등이 주 고객이다. 설립 초기부터 자동차 분야에 집중해 주요 완성차 기업들과 35년 넘게 협업 중이다. 폭넓은 차량용 제품 포트폴리오로 거의 모든 자동차에 ST 마이크로의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6인치에서 8인치 웨이퍼로 전환하여 늘어나는 SiC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차세대 반도체인 GaN(Gallium Nitride: 질화갈륨) 반도체 사업도 진행 중이다. GaN은 SiC보다 높은 전압을 견딜 수는 없지만, 신호처리 속도가 10배 빠르며, 열에 강하고, 칩의 크기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9.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로 반도체 기업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 순위로는 5위, 전체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10위 권을 차지한다. TI는 주로 아날로그와 임베디드 반도체를 설계, 제조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비중은 다른 전문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보다 낮은 편이지만, 점차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취급 제품만 10만 개 이상으로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많은 제품 라인업을 갖고 있다. 이 중 전력반도체 부문이 45%를 차지한다. 차량용 전력반도체의 탑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TI는 DTC(Direct to Customer)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이 TI.com을 통해 직접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편리성과 가격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TI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나가며
오늘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IDM(종합반도체기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물론 반도체 기업 중에는 설계를 전담하는 팹리스 기업이 있고, 제조만 하는 파운드리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정리가 필요하다. 오늘 정리해 본 IDM 기업들은 각자의 장단점과 특성이 있다. 공통점은 늘어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며, 세상은 내연기관 자동차로부터 전기차 및 모빌리티로의 세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어느 기업이 모빌리티 세상의 주역이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어느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가?
<<참고문헌>>
<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권영화, 이코노믹북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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