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욕심이 있습니다. 뭐냐구요? 글을 잘 쓰는 것입니다. 맛깔나게, 재밌으면서, 감탄을 자아내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글 말입니다. 그래서 전 요즘 글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독학으로 책을 읽으면서 말입니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카피라이터 정철의 <카피책>에서 배운 맛있는 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부엌칼로 글을 써보셨나요?
글의 생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전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그러러면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요? 정철은 어지럽지 않게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이 어지러운 것은 문장이 너무 길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어지럽지 않게 글을 쓰는 방법
그래서 잘게 썰어야 합니다. 김밥 썰듯, 깍두기 썰듯 글을 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필 대신 부엌칼로 쓰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읽는 이가 부담을 갖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장이 너무 길다고 느껴질 땐, 두 문장이나 세 문장으로 쪼개 보시기 바랍니다. "마침표가 너무 늦게 나오면 글을 읽다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정철 왈)
연필 대신 부엌칼로 쓴 카피
부엌칼로 쓴 카피 하나 소개합니다.
아버지를 속였습니다 작년 이맘때 나는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아버지는 나를 꼭 안으며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나는 나쁜 놈이었습니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아버지를 실망시켜 드리기 싫어서였습니다. 삼수해야 한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동안 나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 다녔습니다.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그렇게 1년. 이제야 아버지 앞에 진짜 합격증을 바칩니다. 지난 1년 불효를 용서해 주십시오. 오늘은 내 거짓을 용서받고 아버지가 따라 주시는 그린 한 잔 철철 넘치게 받고 싶습니다. 송파구 방이동 김정훈 씨가 아버지 김인덕 씨에게 |
위의 카피 글은 '처음처럼'이라는 소주의 전전신인 '그린'소주의 광고 카피입니다. 이 카피는 "그린을 열면 마음이 열립니다"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카피로 쓴 것입니다. 부드러움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정말 소주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상황을 그려 보여 주고자 작성한 카피입니다. 편지 쓰듯 아버지의 마음을 열고자 하는 아들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무려 13개의 문장으로 잘게 썬 카피입니다.
나가며: 핵심만 간단히
요즘은 휴대폰 요금이 무료처럼 느껴집니다. 요금제에 포함되어 통화는 대부분 무제한 제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전화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핵심만 간단히' 말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핵심만 말하려면 수식어나 사족은 모두 빼고 중요한 내용만 간단히 말해야 합니다. 수화기를 붙잡고 주저리주저리 말을 길게 할라치면 상대방이 답답하고 조급해서 '야, 핵심만 빨리 말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핵심만 짧게 말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훨씬 더 내용 전달이 잘 됩니다. 위의 "아버지를 속였습니다"라는 카피를 보면 광고인데도 수식어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전해지고, 마치 내가 아들이 된 양 누군가와 소주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이제부터는 나도 부엌칼로 글을 써는 연습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참고문헌>>
정철, <카피책>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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