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이면 분노하라"는 세이노의 낯선 가르침.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운 시구의 가르침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과연 그의 메시지는 어떤 뜻일까?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푸시킨의 시를 싫어한 세이노
세이노는 말한다. "내 삶은 수제비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 슬퍼하지도 말고 노하지도 말라니. 희망은 안 보이는데 견뎌 내라니. 세상은 이른바 배웠다는 위선자들로 가득 차 있는데 기쁨의 날이 올 것을 믿으라니. 돈 봉투를 안 가져온다고 나를 책망한 담임은 어느 날 모범 교사로 칭송을 받고, 나는 자원입대하였는데 멀쩡한 부잣집 친구들은 징집 면제되고, 그런데 지나가는 시간이 훗날 소중하게 된다니 그것을 나보고 믿으란 말인가. 나는 세상에 대한 나의 분노를 폭파시키고 싶었다."
정작 나 자신은 어떠한가?
그런데 세이노는 분노의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향한다. "그렇게나 세상을 욕하고 가래침을 줄곧 뱉었지만 정작 나 자신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언제나 눈이 시뻘겋게 일확천금만을 노리며 한탕할 기회만 노리고 아무 하는 일도 없이 꿈틀거리기만 했다... 나는 내가 혐오스러웠다. 내가 분노하여야 할 대상은 세상이 아니었다. 나 자신이었다. 나는 혐오스러운 나의 삶이 너무나도 한심하였고 끝내는 저주스러웠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분노하였다... 나는 나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나는 5월의 찬란한 햇살 밑에서 향긋한 꽃 내음을 그대로 들이마시며 어깨를 펴고 살고 싶었다."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
세이노는 모형 자전거 50개 정도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 뒷바퀴를 돌리는 것은 당신의 발이지만 앞바퀴를 돌려 방향을 잡는 것은 당신의 손이며 눈이고 의지이며 정신이다. 당신의 발이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움직여는 주지만 정작 당신의 손은 호주머니 속에 깊이 박혀 있는지도 모른다. 정작 당신의 눈은 당신 앞에 놓인 길을 바라보지 않고 옆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들과 스포츠카만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때문에 열심히 페달을 밟고는 있지만 당신이 탄 자전거는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만일 우리가 말초신경이나 자극하는 것들에 현혹되어 채팅이나 게임, 공짜 사이트, 복권, 유명 브랜드 상품, TV, 술, 도박, 경마 등 일확천금과 한탕주의의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우리가 바로 그렇게 제자리를 맴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분노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만약 자신의 삶이 제자리를 맴도는 삶이라면, 이제는 그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삶에 대해 분노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세이노는 말한다. 만약 나의 삶이 분노할 대상임에도 분노하지 않는다면 이미 나의 뇌는 썩어 버린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라도 그 삶을 던져버리라는 것이다. 내동댕이치라는 것이다. 삶에 비굴하게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No!"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Say No!
필명이 세이노인 이유
<세이노의 가르침>의 저자 세이노. 저자는 왜 필명을 세이노라 지었는가? 그것은 "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No라고 말하라(Say No)는 뜻"이란다. 세이노가 쓴 대부분의 글은 '경쟁에서 떳떳하게 살아남기'와 관련된 글이라고 밝힌다. 다시 말하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서 이기는 법을 알려 주는 내용들이라고 한다.
만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만인과의 경쟁 또는 투쟁에서 이기려면 그 출발점은 무엇일까? 짐작컨대 그것은 먼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앞서 말한 자전거 얘기가 답이 아닐까?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먼저 분노하는 것이다. 어설픈 자기 합리화나 세상탓하기 전에 나약한 자기 의지와 정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나를 속이고 있다면, 나약한 위로 대신 청천벽력 같은 분노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할 것이다. 현재의 삶이 불만족스럽다면 망치로 항아리를 깨듯 "Say No!" 해야 한다. 그리고 핸들을 바로 잡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나가며: 삶이 그대를 속이면 분노하라
삶이 나를 속일 때 나는 무엇에 대해 분노하였는가? 나의 삶인가, 나를 이렇게 만든 세상인가? 오늘 세이노의 가르침 한 조각을 배우고 나니, 깨달음이 온다. 자신의 실패에 대해 세상을 탓하고 세상에 분노를 표하는 자는 진정한 실패자이다. 자신의 실패에 대해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분노하는 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오늘 세이노의 가르침은 나에게 채찍과 회초리로 다가온다. 더 이상 자신의 나약한 정신을 어린아이 달래듯 보듬지 말고 투쟁의 정신으로 활활 타오르라고 다그친다. 앞을 똑바로 보고 핸들을 꽉 잡고 발을 힘차게 구르라고 외친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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