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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투자 이야기

수명 다한 전세 제도, 대안으로 떠오른 에스크로제가 뭐지?

by 박노찬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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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 하반기 주택 임대차 시장의 근본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큰 틀의 제도 개선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이유는 최근 역전세, 깡통전세, 전세사기 등의 문제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졌고,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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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제도 대안으로 떠오른 에스크로제

수명 다한 전세 제도 손본다

지난 5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전세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전세 제도는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목돈을 빌리는 것인데도 다음에 들어올 사람(세입자)이 없다거나 다음 전세 보증금이 더 적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갚을 생각을 안 한다는 건 황당한 이야기다. 이 자체가, 전세 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지난 5월 16일 간담회에서)

 

또 원 장관은 "(거래 이력이 없어) 가격이 없는 빌라는 전세가가 (적정 매매 시세의) 90%도 아닌 120%로 정해지는 등 (전세) 가격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전세 사기가 생겼다"며, "과연 보증금이란 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투명한 임대, 매매가격 공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전세 제도 근본 대책에) 맞물려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가급적 이르면 좋겠지만, 올 하반기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장의 전세 폐지론에는 반대를 했습니다. 그동안 전세가 서민의 '주거 사다리'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세제도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 세입자의 밑천을 위협하는 만큼, 더 안전한 주거제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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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전세에 따른 갭투자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대규모 보증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갭투자는 점진적으로 사라져야 하며, 전세보다는 월세와 매매로 간단히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한편, 전세의 빈자리를 월세가 메울 경우, 주거비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이란 우려스런 전망도 나옵니다. 

 

전세 사고는 왜 생기나?

전세 사고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 2022년 11월 신아일보에 실린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의 말을 빌려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그가 기고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전세금이 계속 오르거나 현상 유지만 해줘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세금이 하락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투자목적으로 집을 사는 상당수의 집주인은 집을 살 때 처음부터 전세를 끼고 집을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 집에 전세금이 녹아든 구조가 많습니다. 

 

이 후 전세 시세가 낮아지면 만기 시 낮아진 전세금만큼 세입자에게 반환하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들여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새로운 세입자는 낮아진 전세금으로 들어오려 하기 때문에 낮아진 전세금 차이만큼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이때 여유자금이 있거나,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다면 좋지만, 여유자금이 없고 대출마저 어렵다면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때 대부분의 집주인은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빼 줄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입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을 때 대항력과 우선 변제권이 있는 세입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내용증명을 보내고 반환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받은 후 강제경매로 넘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에 떨어지는 요즘 경매에 넘기면 내 전세금을 온전히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세반환보증보험을 많이 가입하는데, 반환보증사고 역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에스크로(Escrow) 제도 도입 필요성

김인만 소장은 이 정도 되면 전세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며, 에스크로제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에스크로 제도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삼자가 중개하는 보호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면 세입자가 전세금을 바로 집주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입금하면 HUG에서 본 계약에 대해 안정성을 확인한 후 집주인한테 전세금을 입금해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전세금의 30% 정도는 향후 만기 시 반환을 위해 HUG가 보관하고 집주인에게는 전세금의 70%만 줄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은행 이자만 집주인에게 주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금이 하락해도 HUG가 30%는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기에 세입자의 피 같은 전세금을 어느 정도는 지킬 수 있게 됩니다. 또 전세금의 70% 정도만 집주인이 활용할 수 있으니 갭 투자도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실정인듯 합니다. 그러나 모든 제도는 이해당사자들의 모든 요구를 100% 만족할 수는 없기에 적당한 선의 조율과 전체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서민 주거 안정에 좀 더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신아일보, [기고] 전세금 에스크로 제도 도입 시급(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한겨레, 원희룡 "전세 제도 수명 다했다"... 제도 전면 손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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