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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투자 이야기

네이버 "내일도착서비스" - 쿠팡 로켓배송 대체 채널로 부상

by 박노찬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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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의 "내일 도착서비스"가 운영에 들어가며 쿠팡의 로켓배송과의 유통채널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경쟁은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소비자는 그만큼 이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유통채널 다변화는 반가운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유통 채널의 다변화는 반가운 일입니다. 유통 채널이 늘어나면 기업들은 유통 채널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고, 입맛에 맞는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간의 '제판전쟁'

최근 3개월 전부터 쿠팡의 최대 고객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CJ제일제당과 쿠팡간의 '제판전쟁'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제판전쟁'이라 함은 제조사와 판매사간의 납품 단가 협상을 말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쿠팡 간의 납품단가 협상이 서로 간의 의견차이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사이가 틀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에 쿠팡은 CJ제일제당의 햇반 등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유통업계의 전망은 어떠했을까요? 당초 유통업계에선 비록 CJ제일제당이 국내 식품업계 1위 업체이지만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e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쿠팡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제판전쟁의 승자는

그러나 이 '제판전쟁'의 분위기를 바꾼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네이버 쇼핑의 "내일도착서비스"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내일도착서비스'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 다음날 배송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서비스입니다. 쿠팡처럼 직매입한 상품을 물류센터에 두는 것은 아니지만, CJ대한통운풀필먼트센터에서 재고를 보관하며 주문 즉시 상품을 발송해 빠른 배송이 가능토록 한 시스템입니다. 만약 배송 예정일보다 상품이 늦게 도착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보상으로 줍니다. 

 

쿠팡의 발주 중단 조치 후 온라인 판매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CJ제일제당이 네이버의 도착 보장 전문관에 입점했습니다. 그 후 햇반과 비비고 만두, 스팸 등 주요 제품을 네이버 쇼핑을 통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습니다. 11번가와 티몬 등 다른 e커머스에서도 CJ제일제당의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쿠팡의 로켓배송만큼 빠른 배송이 이뤄지진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고객은 약간 더 비싸더라도 물건을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했었는데, 이제는 같은 속도로 배송받을 수 있는 채널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상호 가격 비교해서 싼 제품을 동일 속도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제판전쟁의 승자는 누가 되는 것일까요? 단순히 보면 CJ제일제당과 쿠팡간의 전쟁은 CJ제일제당이 승리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쿠팡 같은 판매사와의 납품가 협상 없이 가격 결정권을 제조사가 직접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내일도착서비스를 시작하는 네이버의 입장에서도 제조사에게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또한 어떤 면에서 진정한 승자는 네이버가 될 수도 있습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간의 제판전쟁이 네이버에겐 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네이버 쇼핑의 매출은 2020년 1조 897억원에서 2022년 1조 8011억 원으로 2년 만에 65% 성장했습니다. 이번 내일도착서비스를 통해 네이버 쇼핑의 매출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 전망됩니다. 

 

네이버 내일도착서비스 (출처: 한국경제)

택배 물류 시장에도 영향

또한 택배 물류 시장에서의 점유율 싸움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CJ대한통운과 쿠팡간의 택배 시장 점유율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는데, 식품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네이버와 손을 잡으면서 그동안 쿠팡을 통해 유통되었던 일정물량이 CJ대한통운으로 넘어오면서 좁혀지고 있던 CJ대한통운과 쿠팡간의 점유율은 조금 더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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